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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설 & 인터뷰

우울증과 자살의 상관관계 - 2014.04.04 17:06 경향신문

by 마이멘탈포켓 2021. 9. 29.

2010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 최고다.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인 것이 몇 가지 있지만 하필 이런 것에서 일등을 하다니 안타깝다. 또 자살이 국내 사망원인의 31.2%이며 33분마다 1명씩 죽는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생 한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명)에 달했다.

그렇다면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약 반수에 달하는 1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울산시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꾸준히 치료 받는 환자는 15%에 그친다. 우울증환자의 85%는 치료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한 정신의학 역학연구가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자살기도자의 60~72%와 자살사망자의 80%는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다”며 “그 중 우울증이나 알코올남용환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자살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는 의미다.
    

2011년 ‘자살예방 전문교육강사 양성 워크샵’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자 76%가 한 달 전에 의사를 찾는다고 한다. 이들의 자살원인질환은 대부분 우울증이다. 의사를 찾아온 우울증환자는 거의 자살을 생각한다는 의미다.

 

자살할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자살을 많이 할까, 아니면 실제 자살할 위험이 낮을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수차례 주변 사람에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 희망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이때 심상치 않은 낌새를 챈 주변인이 있다면 자살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사람은 그 사람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껴지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누구보다 화려한 인생을 사는 연예인은 어떨까. 연예인은 유명해지고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인간관계의 질적 변화를 겪는다. 친구는 줄어가고 팬은 늘어간다. 팬들과의 관계는 일방적이다. 스타로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연예인들은 병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일반인들에게는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지만 연예인들에게는 아직 그렇지 않은 듯하다. 여전히 병원을 찾기 어려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연예인은 참 위태로운 곳에 있다는 느낌이다.

 

최근 자살한 연예인소식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자살의 관계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일반대중에게 정신질환은 꼭 치료받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도 된다.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우울하고 부정적인 사고 때문이지만 모질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동은 예측할 수 없는 충동성 때문이다. 보통 자살자는 죽음을 결심하기 전 주변사람이나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기 때문에 잠깐의 충동으로 생명을 잃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 문제는 연예인처럼 외로우며 터놓고 대화할 수 없는 사람, 진료실에 들어오기 힘든 사람들이다.

 

<헬스경향 최준호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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