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막바지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예산'지원 아쉬움 토로
|아쉬움도 의미있던 활동도 '정신보건법'…문제점 '현재진행형'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내달(12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서울대병원)은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된 직후, 정신보건법 개정안 논란으로 정신보건법 대책 TFT위원장으로 국회를 뛰어다녔다.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 찰나 고 임세원 교수의 피살 사건이 터지면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논의에 또 다시 바빠졌다. 어느새 이사장 임기 막바지에 이른 그를 직접 만나봤다.
권준수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 관련한 문제 해결방안으로 '기승전, 수가'를 꼽았다. 정신질환자들이 자의 입원을 꺼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열악한 정신병원의 시설, 인력의 한계가 있고, 이는 결국 '낮은 수가'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의사가 윤리적일 수 있는 의료환경도 의사가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도 결국은 '돈' 즉 예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권준수 이사장과의 일문입답.
Q: 이사장 임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보건법 대책 TF위원장으로 활동한 탓에 분주했을 것 같다. 임기가 한달여 남은 시점에서 아쉬운 점 있나?
A: 가장 아쉬운 점은 정신보건법이다. 국회가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다보니 논의 자체가 안되고 있다. 답답하다. TF위원장을 맡으면서 복지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학회가 반박 입장을 거듭 발표한 것을 두고 내부에서도 찬반이 있었다. 하지만 의료현장의 심각성을 알리지 않을 순 없었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지만 바뀐 것은 없어 아쉽다.
Q: 당시 법 개정으로 정신질환자, 특히 당장 응급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의 입원이 어려워졌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인가?
A: 그렇다. 지금도 환자 보호자들의 원성이 높다. 게다가 의정부 사건(자의 입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은 사건)이후로 의사들도 철저하게 법 규정을 지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더불어 대학병원 등 급성기 병동을 줄이는 것도 문제다. 만성기 병동과 급성기 병동으로 구분하는데 만성기 병동은 기존 병상규모를 유지하지만 급성기 병동은 필요한 인력, 시설 대비 수가가 낮다보니 대학병원 상당수가 급성기 병동을 없애거나 줄인다. 결국 응급상태(자·타해 위험 상태)의 환자를 입원시킬 병동이 사라지면서 환자들이 떠돌고 있다.
Q: 각 병원들이 정신과 병동이 수익이 안되니 폐쇄한다는 이야기인데, 최근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안인득 사건도 그 여파라고 보나.
A: 일부 영향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보호자들이 응급환자를 차에 태우고 입원을 시키고자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고 결국 입원을 못시키는 경우가 있다. 자타해 위험 상태의 환자들이 병원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아니겠나.
Q: 말 나온김에 최근 환자에 의한 진료실 의사가 위협 받는 일이 빈번하다. 정신건강의학과도 그 중심에 서있는 당사자로서 대책을 생각해본 적 있나.
A: 앞서 진료환경안전 TF논의를 통해 대안이 나왔다. 가령 진료실 앞에 경비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 등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 또한 예산이 없으면 시작할 수 없다. 결국 '예산'이 문제다.
권준수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Q: 그럼 이사장 임기 중 의미있었던 점은 무엇인가.
A: 그 또한 정신보건법이다. 법 개정 이슈를 챙기면서 개인적으로도 정신질환 치료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열악한 정신병원 현실을 확인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고자 지금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Q: 실제로 정신병원 시설이 열악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나.
A: 그렇다. 사실 이 또한 원인은 '수가'다. 급여환자 수가가 워낙 낮다. 그러다 보니 시설은 열악하고 의사, 간호사 인력을 최소한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트라우마를 적게 경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급여환자 수가 인상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 열심히 뛰어다닌 것이 임기 중 의미있었던 일로 꼽고 싶다.
더불어 학회 내 윤리위원장에 아주의대 임기영 교수(정신건강의학과)를 임명, 자정 활동을 강화하고자 한 것도 의미있었다. 조만간 임 위원장이 주도해 추진한 정신과 의사를 위한 윤리 관련 책이 발간될 예정이다.
Q: 그렇다면 차기 이사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앞서 이사장 퇴임사를 통해 부탁한 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학회 내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연구회를 개혁하고 싶었지만 생각에 그쳤다. 이를 차기 이사장에게 부탁했다. 학회는 연구를 위한 조직인만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학회 산하에 지부학회의 활성화해줬으면 한다. 신경정신의학회원은 약 4천여명으로 각 지부학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피드백을 받으려면 점조직망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추진하지 못했지만 필요한 부분이다.
이지현 기자
http://m.medicaltimes.com/News/1130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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