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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설 & 인터뷰

[전홍진 건강 칼럼] 명절마다 우울증에 빠지는 아내 달래려면? - 2010.09.27 13:06:50 문화경제 cnb Journal

by pockey 2021. 9. 29.

전홍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명절 때마다 일시적으로 우울한 증상에 시달리는 주부가 많다. 이는 흔히 ‘명절 우울증’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명절 우울증’은 일종의 현상학적 증상으로 기존의 우울증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명절 우울증은 왜 생기는가? 

 

명절 우울증은 명절을 맞아 평상시와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물리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면서 생긴다. 이 증상은 명절을 전후해 단시간 발생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좋은 며느리’라는 강박관념에 순응해온 윗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신세대 여성일수록 명절 우울증을 많이 겪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명절 우울증은 우선 명절을 맞아 차례상을 준비하고 일가 친척을 맞이하는 힘든 가사 노동으로 생기는 육체적 고통에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면서 생긴다. 최근 젊은 부부 사이에는 가사 분담이 일상화돼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명절만 되면 남편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접대만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아내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는 명절에 모인 집안 어른들 때문에 기존의 가부장적 남성중심 문화가 일시적으로 강화되기 때문이다. 

 

갈등의 형태 

 

명절 때만 만나는 시댁 식구와의 서먹한 관계에다가 대화 중 나오는 남편의 형제, 자식들에 대한 여러 비교 이야기를 여자들은 ‘내가 공개적으로 비교 평가되고 있다’는 부담감으로 받아들인다. 일부 가정에선 며느리 중에 전업주부와 맞벌이주부 사이의 가사분담 논란도 있어 시댁과의 갈등에다가 며느리 사이의 갈등 요소가 첨가되기도 한다. 한편, 종교적인 갈등도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차례나 제사를 지내는 문제를 두고 형제간, 고부간 갈등이 점차 확산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엔 이혼까지 다다르게 된다.

 

 

명절 우울증은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서로 대화하고 푸는 노력 기울여야 

 

이처럼 명절에 나타나는 각종 현상에 대해 과거 며느리들은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수긍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젊은 여성들은 시댁 식구와의 교류가 부족한 데다가, 가부장적인 과거 가치관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면서 모든 일에 짜증이 일어나기 쉽다. 그래서 명절 뒤에 몸살이 나서 며칠간 고생하는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시부모와 떨어져 사는 가정에서는 명절 때 시댁에 가기를 꺼리는 아내 때문에 명절이라도 몇 년째 부모 댁에 가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흔치 않던 상황들이다. 또 명절에 시댁에만 가고 친정에는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고조돼 명절 이후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일도 늘고 있다. 명절을 지낼 때 생기는 각종 스트레스는 대부분 단시일 내에 해결된다. 그러나 상황이 반복되면서 부담이 축적되고, 가정불화나 시댁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파국에 이르는 경우도 최근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명절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가부장적 문화, 그리고 ‘좋은 며느리’ 강박 관념에 대한 신세대의 거부반응으로 보인다. 

 

갈등해소 방법 

 

갈등해소 방법으로는 크게 환기효과를 이용한 방법과 가족 간의 대화를 권한다. 먼저, 환기효과(ventilation)는 갈등이 있는 대상을 만나기 전에 제3자에게 갈등 상황을 털어놓음으로써 갈등 상황에 사전 적응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창문을 열어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꾸듯이, 갈등 상황에 그 상황과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미리 적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부가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이러한 해결 형태 중 하나이며, 정신과 상담 역시 이러한 환기 효과를 심화시키며 이용한다. 

 

다음으로는 환기 효과를 스스로에게 적용했다면 이후 가족 서로간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위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에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 자신만의 입장을 고집하기보다는 개선시키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동시에 가치관 차이를 줄여줄 수 있는 사회적 인식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명절만 되면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 본인은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편이나 시댁 식구, 며느리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느낀 생각을 토로하고 이를 개선시켜 나가는 자세를 권한다. 

 

또 본인도 자신만의 생각을 지나치게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의 생각과 기존 사회적 가치관과의 조화를 통해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남편도 부인의 고충을 이해하는 한편 명절날에 못가더라도 명절 전후로 해서 처가댁을 방문하는 등 아내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주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가족 간의 불화를 최소화시켜 나가야 한다. 명절 우울증은 서로 이해하고 교류 정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개선하는 게 최상이라고 본다.

 

https://m.weekly.cnbnews.com/m/m_article.html?no=104860

 

[전홍진 건강 칼럼]명절마다 우울증에 빠지는 아내 달래려면?

전홍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명절 때마다 일시적으로 우울한 증상에 시달리는 주부가 많다. 이는 흔히 ‘명절 우울증’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명절 우울증’은 일종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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